|
바다새(시) - 김광용
치열한 영역 다툼으로
하늘이 거꾸로 떨어져내린
푸른 물빛을
날개로 채 올린다
민첩한 무리들에서
이탈 당한
소수의 무리들은
괴성으로 자신들의 터전을
구획지어 간다
알을 깨고
겨우 눈곱도 띠지 못한
아기 새도
선천적인 감각으로
바다를 향해
어설픈 날개를 휘젖는다
그들의
존재 이유를
가슴 넓은 바다는
묵묵히 길다란 한숨으로
무섭게 증명한다
서서히 하강하는
홍시를 마신 노을을
가까스로 건져 올린
소규모 어선이
수평선에서 누워버린다
아직 식지 않은
김이 나는 노을을
잡아먹기 위해
어디선가 새때가
잔뜩 구름띠 처럼 몰려든다
|
HOME > 형 문화&생활 > 글이있는 풍경
제 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