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실천하는 형치과

그 어떤 형식의 굴레도
지금만은 모두 벗겨 내고
완전한 알몸으로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
실물화 되지 못한
피상의 몽둥이를 피하기 위해
애써서 도망 다니고 싶지도 않다
그냥 이대로 공상 속에 사로잡히다가
잠이 들면 또 다른 공간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들과 싸울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을 초월해서 약간은 모자란
백치로 남아 본다
몽상이 한참 절정으로 치달을 때
닫혀 있던 가슴의 철문이
심한 소음을 풍기며 축적되어 있던
노폐물을 서서히 방류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홀로 맛보는
사색의 환희가
만물이 역동적으로 씨름판에 웅성거릴 때
이불 속에서 부화를 꿈꾸고 있다
내 자신을 찾는 작업이 아마도
오늘 내로는 끝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쿡쿡 찌르는 것은
그 만큼 나를 너무 잃어버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