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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2(시) - 김광용
멀리에서 그대의
스쳐 지나는 웃음을
눈으로 만졌습니다
활짝 핀 그대의
꽃길에 드러누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외로움의 심지에 불을 붙이고 싶습니다
당신 곁에 서면
당신에게 전해주려 했던 비밀들을
의식적으로
깊숙이 감추어만 갑니다
그것이
못내 후회로 남을 줄을 알면서도
철부지 어린아이와 같이
매번 반복되어져 갑니다
그리고는 곧 후회의 쓴잔을
홀로 들이킵니다
고백을 하려해도
어색해질지도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잠잠히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픔보다
그대와 아무 관계가 아닌
낯선 타인으로 남는 것이
더깊은 상처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나의 사랑을 인정할 때까지
아무런 말도
어떠한 의식적인 행동도
그냥 잠재우기로 했습니다
꾸밈없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서
그대가 나의 일부분이라도
감싸안을 수 있는 가슴이 될 때
비로서 그대에게 다가가겠습니다
그 때까지
그대만을 위한 빈자리를
남겨놓고 아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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