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실천하는 형치과

찬 바람이 부는 이 계절이 되면 한해를 시작하려 하는 나의 모습을 본다.
항상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 첫 해!
그 때도 그랬다. 중 3시절-나보다 위의 학년은 없기에 기고만장(?)했던-을마무리
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려 할 때, 그때도, 아니 예전이 더 추웠으리라...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 모든 것이 낯설었던 그 때...
그래도 꿈이 있었기에 마냥 행복했다. 갑자기 훌쩍 1학년으로 낯춰진 듯한 느낌을
안은 채로 교정을 거닐었는데...
고등학생 시절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운동장, 나무에 둘러싸인 교정, 늘 푸른길,
체육대회,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
나에겐 무서운(?) 선생님이 계셨다. 평일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도 없이 자율학습을
시키시던 그 분...
물론 고 3때는 체육대회날 까지 도서관으로 집합해서 공부하라 하시던...
바로 담임 선생님.
항상 성실하고 열심인 선생님을 보면서 물론 사춘기였던 우리는 반항(?)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꽤 열심히 선생님의 방침에 따라했다.
길고 긴 여름방학...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에 매달려 비지땀을 흘리며
자율학습 하던 날. 찝찝함이 극에 달한 저녁... 줄줄이 들어오던 수박덩이들.
그 과일 맛이란... 아주 형용할 수 없었다.
시원하면서도 달고 맛있는... 물론 다른반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을 느낄 때면 그
맛이란...
십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과일의 맛을 기억하는 건 아마도 그 무섭던
담임선생님의 情이 느껴져서 일까? 그리고 고 2 체육대회 후 운동장에 앉아서 저녁
먹던일...
그 때는 그렇게도 힘들다고 친구들과 쪽지 교환도 하고, 편지도 열심히 쓰고, 공부
외의 일도 많이 했었지만 그래도 그 때는 꽤 진지하고 순수 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어느새 황폐(?)해 졌지만,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려 한다. 조건 없이 주고, 받던 그 때로...
나에게 학창시절 추억을 갖게 해 준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학교에(수업시간,
교정...) 고마움을 느낀다.